2007. 8. 25. 21:40

술자리서 아차 실수 성병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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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식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2차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부터 소변을 볼 때마다 따갑고 노란 분비물이 나오네요. 창피해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아주 죽겠습니다.”

비뇨기과를 찾은 40대 직장인 서모씨는 얼굴을 붉히며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그의 말대로 술에 취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순간 일탈이었다. 철없는 청소년도 아닌 불혹의 나이인 그로서는 ‘성관계로 인한 요도염’이라는 진단이 부끄럽기만 하다. 서씨와 같이 성병을 고민하다 뒤늦게 비뇨기과를 찾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성병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세균질환인 매독과 임질이다. 이 질환들은 모두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성병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균 등의 감염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대부분 성행위가 원인이지만 손가락이나 입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

임신 중 산모가 감염되면 아기에게 옮길 수도 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병’인 암이 당대에 끝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위협적인 병이다. 성병은 감염된 사람과의 성행위로 재감염되므로 성교 상대를 자주 바꿀수록 그 전파속도가 빨라진다. 특히 요즘에는 성행위의 행태가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동성연애자가 증가해 성기 외의 부위에도 성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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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중에서도 매독은 특히 병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가렵거나 아프지 않기에 병이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내는 이도 많다. 여기에 더해 부끄러움과 죄의식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성병 발생은 계속 늘어나 현재 임질은 2억5000만명, 매독은 500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인도 의학자는 지구상에는 2초마다 한 명씩의 성병 환자가 생기는데, 현재 성병에 감염된 사람만도 3억∼4억명에 이른다고 주장할 정도다. 페니실린이나 설파제 등 각종 항생제가 개발되고 의료수준이 발달됐는데도 성병은 감소는커녕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성병을 예방하려면 평소 성병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양심을 어겨가며 아무곳에서나 바지를 내리지 않아야 하지만 사랑을 나누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성병으로부터 본인은 물론 배우자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성병이 의심되거나 걸렸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