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15. 16:37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모자형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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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에 의해 움직인 커서의 궤적. 느린 속도일 때는 파란색으로, 빠른 속도일때는 붉은 색으로 표현됐다. (출처 : 미국과학아카데미 회보)


미국 뉴욕주립대와 뉴욕주 보건성 신경시스템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지난 12월 6일 미국과학아카데미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극이 달린 헬멧으로 사람의 뇌파를 읽어 컴퓨터를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조나단 월포와 데니스 맥퍼랜드 박사는 "두피의 뇌파를 이용해 커서를 2차원 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원숭이의 뇌에 전극봉을 꽂아 컴퓨터를 조작하게 했던 실험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외과적 수술 없이 헬멧에 달린 전극만으로 두피에서 흘러나온 뇌파를 읽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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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는 정상인 2명과 부분 마비가 있는 장애인 2명이 참가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머리 위에 뉴런의 활동을 기록하는‘뇌파(EEG) 헬멧’을 씌운 뒤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커서를 움직이도록 했다.‘뇌파 헬멧’에는 64개의 전극이 달려 있어 두뇌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읽어 특수 소프트웨어에 의해 뇌파를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하게 했다.


연구팀은 "다소의 훈련이 필요하긴 했지만 실험 참가자 4명이 모두 스크린 상의 커서를 움직일 수 있었고, 장애인들이 더 빨리 적응했다"고 밝혔다.


"실행 시간과 명확성, 정확도 면에 있어서, 뇌에 전극을 심는 방법으로 얻어진 결과에 견줄만하다"고 연구원들은 평가했다.


연구팀은 “연구가 더 진척되면 생각만으로 장애인이 전동휠체어나 의족을 조종하는 등의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전경민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