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11. 08:18

뉴스위젯이 미디어 생태계를 바꾼다

포털 권력화 논란 속 대안으로 주목

포스트잇 처럼 생긴 '위젯(widget)'이 인터넷 뉴스 유통에 있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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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젯'이란 운영체제(OS)위에 올라가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는 작은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도구. 브라우저를 열지 않아도 해당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고, 여러개의 위젯을 모으면 나만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다.


싸 이월드의 업그레이드버전인 '홈2'와 위자드웍스의 '위자드닷컴(http://wzd.com)' 등 국내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시작된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이구글(iGoggle), 넷바이비스(Netvibes)같은 전문 기업들이 벌써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


위젯, 그중에서도 뉴스위젯이 관심받는 이유는 인터넷 뉴스유통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의 여론독점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인터넷포털도 언론이니 뉴스편집을 못하게 하거나 법(신문법, 검색사업자법 등)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 러나 포털의 여론형성력이 크다해도 잘못하면 포털규제가 인터넷전체에 대한 규제로 이어져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혁신성을 줄일 위험이 있다. 언론사보다는 독자가 우대받고, 기자보다 전문적인 블로거가 출현할 수 있었던 인터넷뉴스유통의 장점마저 퇴색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가 훌륭한가? 작지만 힘찬 실험 '뉴스위젯'이 미디어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뉴스위젯이 진정한 주권을 주다...언론사에도 이익
방송에서는 시청자주권이란 말이 많이 쓰인다. 방송사들이 돈을 벌려고 월드컵방송만 틀거나 경인지역 민영방송인 iTV가 중단됐을 때 시민단체들은 '시청자 주권' 을 들어 비판했다.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뉴스는 어떨까. 검색으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포털이 편집한 뉴스섹션에서 주로 소비하는 현실이다. 포털이 주요기사로 뽑아주지 않는다면 관심사에서 밀리기 쉽다.


그러나 뉴스위젯을 이용하면 다르다. 원하는 언론사가 만든 위젯을 모아서 내 홈페이지에서 구성하면 그만이다. 신문같은 텍스트 뿐 아니라 실시간 방송위젯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지만, 미국의 유에스에이투데이나 워싱턴포스트는 대선관련 서비스를 하면서 위젯방식으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로 오라고 하지 않아도 독자가 있는 자리에 찾아가 콘텐츠를 보여주는 만큼 트래픽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스폰서 광고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철 민 위자드웍스 사장은 "애플리케이션이 작성되는 스크립팅 언어인 PHP와 자바스크립트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개발자라면 어렵지 않게 자사의 콘텐츠로 위젯을 만들고, 이를 인터넷뿐 아니라 PC, 모바일,IPTV까지 유통시킬 수 있다"면서 "언론사를 필두로 많은 콘텐츠 소유자들이 콘텐츠를 위젯화해서 유통시킨다면 일부 포털의 정보독점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자드 웍스는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언론사를 위해 웹위젯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인 WZDAPI (http://wzdapi.com)를 오픈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언론사가 원한다면 무료로 콘텐츠를 위젯화시켜주고 있다.


◆RSS보다 비주얼하고 편리...싸이월드도 위젯API 공개예정
위젯이 가져다 주는 개인화 기능은 자주 RSS와 비교되기도 한다. RSS(RDF Site Summary)란 뉴스나 블로그처럼 업데이트가 자주일어나는 웹사이트 정보를 자동으로 쉽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한RSS(www.hanrss.com)같은 곳에서 관련 소프트웨어(RSS리더)를 설치하고, 해당 인터넷주소를 복사하면 매번 방문하지 않아도 업데이트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위젯은 RSS보다 예쁘고 운반이 편하다.

싸이월드사업본부 박지영 홈2 프로젝트부장은 "위젯은 포털이 제공했던 디자인이나 뉴스 등의 콘텐츠를 분해해 네티즌이 서비스를 주도하는 흐름이며, 위젯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홈2역시 미니홈피 이용자가 사진이나 텍스트, 리뷰를 맘대로 구성하고 싶어한다는 평가속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젯은 개인화와 같이 가는 것이어서 대세가 될 것"이라면서 "싸이월드도 위젯API를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고, 많은 기업들이 협업하면 새로운 인터넷 정보유통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 홈2는 매니아들에게는 인기지만, 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2천400만 홈피 소유자중 3만정도만 위젯을 자유롭게 쓰는 홈2를 즐기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위젯의 대중화 기능을 더하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영 부장에게 아이뉴스24가 위젯을 만든다면 싸이월드나 네이버, 다음 등에서 유통될 수 있는 지 물었다.


박 부장은 "현재로선 태터툴즈 외에는 어렵겠지만, 주요 포털들이 위젯API를 공개하기 시작하고 이에맞춰 언론사가 위젯을 만들면 표준의 이슈없이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위젯을 통해 뉴스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고 답했다.

inews24 김현아기자